중국, 향후 5년 경제의 핵심은 ‘내수 중심 성장’과 ‘기술 자립·자강’
2026~2030년 중국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경제 발전 로드맵인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15.5 계획’)이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중국 최고지도부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15.5 계획 제정에 관한 건의안’을 통해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건의안은 미-중 무역 갈등 등 국제통상 환경 급변기와 맞물리면서 향후 5년뿐 아니라 중국의 중장기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KOTRA 베이징 무역관은 건의안을 바탕으로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5개 포인트로 분석했는데 이 중 첫 번째가 ‘내수 중심’입니다. 중국 지도부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내수 중심 경제 모델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습니다. 건의안에 따르면 ‘15.5 계획’ 기간 중 중국은 리스크와 도전이 확대됨에 따라 내수를 성장의 중심축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합리적 성장’인데 질적 향상과 양적 성장의 균형을 말합니다. 중국 지도부는 ‘15.5 계획’ 기간 7대 중점 목표 중 첫 번째인 ‘고품질 발전’을 ▲경제의 합리적 성장 ▲총요소생산성의 안정적 제고 ▲주민 소비율의 현저한 제고 ▲내수의 경제성장 견인력 지속 강화 순으로 설명했습니다. 과도한 성장률 추구가 아닌 질적 성장과 체질 개선에 역점을 둔 현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정적 성장률과 질적 성장 개선, 즉 생산성·효율성·혁신성의 균형을 강조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국가안보’입니다. 건의안은 △당의 전면 영도 △인민 중심 △질적 성장 △체질 개선 △시장원리와 정부 역할 결합 △발전과 국가안보 통합 등을 기본 원칙으로 확정했습니다. 또한 △고품질 발전 △기술 자립·자강 △개혁 전면 심화 △문명수준 향상 △인민 생활품질 제고 △녹색 발전 △국가안보 체계 공고화 등 7대 중점 목표의 실현을 제시했습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국가안보인데 개혁개방 이후 경제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5개년 계획에 국가안보가 원칙과 중점 목표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진핑 집권 3기를 여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지도부는 기존 국방에 편중된 안보가 아닌 경제·소비·자원·생태환경 등의 분야에서 전면적인 안보관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15.5 계획’을 통해 안보와 경제·사회 발전을 연결해 향후 5년간 경제·산업 정책을 제정·시행하는 과정에서 국가안전과 안보를 전제로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네 번째는 ‘기술 자립·자강’인데 ‘15.5 계획’에서 ‘고품질 발전’ 다음의 2위 목표일뿐더러 내용도 기존의 필요성·중요성 강조 수준에서 수준의 대폭 향상과 다양한 응용으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건의안은 정부 주도하에 산업정책·생산요소(데이터)·인재·시장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핵심 기술력을 강화하고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질생산력이란 전통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나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중심의 첨단화·녹색화·스마트화 성장으로 전환하고 총요소생산성을 높여 혁신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의미합니다.
다섯 번째인 ‘현대화 산업체계’는 5개년 계획에서 산업정책의 핵심 목표로 확정됐습니다. 건의안은 현대화 산업체계를 ‘중국식 현대화의 물질 기술 기반’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실물경제를 발전시키고 스마트화·녹색화·융합화에 따라 제조업·품질·항공우주·교통·인터넷 강국 건설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통산업 최적화 및 업그레이드 ▲신흥·미래 산업 육성 ▲서비스업 고수준 발전 ▲현대화 인프라 체계 구축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신에너지·신소재·항공우주·저고도 경제 등 신흥산업의 응용 범위 확대 및 규모화·발전 촉진 등을 주문하고 양자기술·바이오 제조·수소 및 핵융합 에너지·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체화지능(EI)·6세대 이동통신(6G) 등 미래산업을 신 경제성장 동력으로 지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동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증권기관의 애널리스트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내수 중심 모델로의 전환을 위해 소비 진작, 투자 확대 등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전 계획 기간 중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내수의 경제성장 견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다음 5년의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소득분배 구조와 사회보장 체계 개혁, 품질 제고 및 안전한 소비환경 조성, 디지털·중대형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15.5 계획’ 기간 중 중국의 첨단 기술 생태계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기술 생태계는 단순한 시장 경쟁을 넘어 정부 주도 산업 육성과 기술·이념을 결합한 글로벌 영향력 확대 전략과 맞물려 발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연구·실험 비용 지출 추이를 보면 정부가 제조강국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한 2015년의 1조4000억 위안에서 2024년에는 3조6000억 위안으로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5배가 넘습니다. 혁신 성장동력 강화 및 기술 자립·자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첨단 기술 육성 강도를 지속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베이징 무역관은 “‘15.5 계획’의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 지도부의 건의안에 따라 제·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중앙 부처와 지방정부도 이를 따라 구체적인 경제·산업·민생 정책을 만들어 시행한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중장기 정책 방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출 및 진출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